미국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고 있는 김하성(28)을 보고 미국 프로야구(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초청했는데 오타니 쇼헤이(29)가 상대팀인 LA다저스로 이적하고, 깜짝 결혼 발표를 한 아내를 첫 공개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를 독점 중계 중이었는데,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유나이티드FC에서 뛰던 제시 린가드가 FC서울로 이적했다. 최근 몇개월 사이 쿠팡플레이에서 벌어진 일이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이 유료서비스 '와우'를 이용하는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국내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중 가장 후발주자로 등판했다. 하지만 다른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으로 출혈 경쟁을 하는 동안 스포츠라는 새로운 영역에 눈을 돌리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만 국내 OTT 최초 K리그 전 경기 중계를 비롯해 국내 최초 라리가 전 경기 중계, 리그1 전 경기 중계, F1그랑프리 현장 중계 등을 하면서 스포츠 팬들을 끌어모았다.
결국 지난해 8월 지상파들이 뭉친 웨이브 뿐 아니라 국내 OTT 리딩 기업인 티빙까지 제치고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위에 등극해 주목받았다. 쿠팡플레이의 비약적인 성장에 티빙마저 스포츠 중계전에 참전했고, 올해부터 3년간 연 450억원, 총 1350억원에 한국프로야구(KBO) 유무선 중계권을 따냈다.
하지만 티빙의 참전 이후 쿠팡플레이를 향한 찬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티빙은 지난 9일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중계를 시작한 이후 영상이 끊기는 것은 물론 느리게 업로드되는 하이라이트 영상,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 로고를 가리고, 야구 용어를 오기하는 초보적인 실수로 지탄받았다. 이에 최주희 티빙 대표는 지난 12일 KBO 리그 중계 기념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공감·인지했고, 더욱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본 시즌에는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뵙겠다"고 사과했다. 미흡한 티빙과 쿠팡플레이 중계 화면이 비교되면서, 단순히 자금력과 운이 좋아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게 아니라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유료 플랫폼이지만, "돈 내고 볼 만 하다"는 차별화된 중계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는 반응이다. 중계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시청 재미를 더한 '쿠플픽'과 양질의 중계를 위한 기술 지원, 실시간 경기를 분석하는 데이터 제공까지 중계의 질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이번 MLB 서울시리즈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중계 기법과 영상 기술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국내 야구 중계 사상 최다인 42대의 카메라를 동원했고, 화질 향상을 위해 4K 카메라 및 중계차를 도입했다. 날아오는 공의 궤적과 타자의 움직임을 주심의 시야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엄파이어 캠'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이를 통해 360도 회전 각도로 잡아낸 타자와 홈플레이트 주변의 다양한 앵글 처리, 깨끗한 화질과 음질로 야구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여기에 세계적인 명문 구단을 초청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또한 충성도를 높이는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국내에도 팬층이 두터운 EPL 맨체스터시티를 초청했는데, 1부 리그와 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모두 차지하는 '트레블'(3관왕)에 오른 후 내한해 더욱 주목받았다. 여기에 프랑스 리그 1의 파리 생제르맹 초청땐 직전에 이강인 이적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시에도 "될 놈은 된다"는 반응이 흘러 나왔다. 쿠팡플레이의 꾸준한 투자가 '천운'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에 얼만큼의 금액을 투자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MLB 서울시리즈에 쿠팡플레이가 150억원을 썼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언급은 피했다.
다만 쿠팡플레이 측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한 혁신 역시 계속 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전 경기를 국내에서 첫 선보이며 그 외에도 스포츠팬들이 열광할 만한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