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6일 16: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가 자회사 SK렌터카 매각을 추진한다. 사업형 투자회사로 정체성을 바꿔 가는 과정에서 투자 실탄을 마련하고 사업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올해 초부터 내부적으로 SK렌터카 매각을 검토해왔다. 정식 매각 자문 계약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통합 UBS를 통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등 초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렌터카는 롯데렌탈에 이어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다. 2019년 1월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 지분 일부를 인수한 뒤 같은 해 SK네트웍스 렌터카 사업 부문과 통합해 2020년 SK렌터카로 사명을 바꿨다.
최대주주인 SK네트웍스는 올해 초 SK렌터카를 완전자회사로 만들었다. 지난해 8월 주식 공개 매수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 1월 잔여 지분을 SK네트웍스 자사주와 교환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지난해 공개매수 당시 매입가격은 주당 1만3500원으로 전체 지분 가치는 약 6000억원으로 책정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앞서 한 외국계 사모펀드와 매각 사전 논의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완전자회사일 경우에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단 결론을 내리고 지난해부터 매각 준비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SK렌터카의 최근 실적은 호조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028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5%, 영업이익은 28.3% 증가했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금융비용은 2021년 11.9배에서 2022년 10.6배, 2023년 7.5배로 하락했다. 벌어들이는 현금 대비 이자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경쟁이 치열한 렌터카 사업 특성상 외형 확대를 위해선 자동차 등 렌털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SK렌터카는 그동안 주로 외부 차입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했는데, 금리 상승과 맞물리며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SK렌터카의 부채비율은 573.6%까지 상승했다.
SK네트웍스는 2016년부터 패션, LPG 충전소, 석유 도매 유통, 주유소, 철강 수출입 사업 등 여러 사업부를 매각해 신사업 진출 및 투자 실탄을 마련했다. 2022년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을 공식화한 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 관리 등에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이번 SK렌터카 매각 자금 역시 관련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