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이제 막 기관급 자금 유입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진짜 강세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달 코빗 리서치 센터에서 프레스토 리서치 센터로 적을 옮긴 정석문(Peter Chung) 센터장(사진)은 3일 블루밍비트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유튜브, SNS 등 국내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탄 크립토 전문가 정 센터장이 예측하는 향후 시장 흐름과 더불어 프레스토 리서치 센터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글로벌 인재 도약 위해 '프레스토 리서치' 합류
정 센터장은 지난달 프레스토 리서치로 합류한 배경에 대해 글로벌 인재로서 더욱 성장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코빗 리서치센터에서 5년간 많은 것을 배웠지만, 상대적으로 국내보다 규제가 덜한 환경에서 글로벌 인재로 도약하고 싶었기에 글로벌 기업인 프레스토로 이직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는 "신생 산업에서는 규제 친화적인 환경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기업이 성장하는데 가장 좋다고 봤다"라며 "이런 와중에 프레스토와 연이 닿게 됐고,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직장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직단계에서 발생한 잡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근 정 센터장의 이적이 발표된 후 일부 언론에서 코빗과 프레스토에서 '겸직'을 수행할 계획이라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 센터장은 이에 대해 "겸직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서 오해가 생길 수 있게 보도된 것 같은데, 실상은 프레스토에서 풀타임으로 리서치 센터장을 역임하는 게 맞다"라며 "코빗과는 고문, 어드바이저 계약을 맺었다. 분기에 한 번씩 어드바이저로서 리서치 발간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진짜 강세는 이제 시작
한편 정 센터장은 향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이 올해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파죽지세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최고가(ATH)를 경신한 가운데 '진짜 강세'는 이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중간중간 환매로 인해 하락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굵직한 자금들이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ETF 상품 자체가 세계 최대 자본 시장인 미국 증권시장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자 접근성과 대중화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소매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경로가 확보되고, 대중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에 익숙해지면 가상자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전통 금융 자산운용사들도 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운용 원칙을 갖고 있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 전체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전통 금융 자산과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자산이다. 만약 현물 ETF가 승인된 시점 이후 운용사들이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ETF를 편입시키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기관들이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4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기관 자금이 유입할 것이라고 봤다. 정 센터장은 "각 기업이나 어드바이저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금융 기관들은 신규 투자 상품에 대해 약 3개월의 '시즈닝 기간'을 거친다. 상품이 안정적인지 활발하게 거래되는지 확인하는 기간"이라며 "기관들의 시즈닝 기간이 끝나면 비트코인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완화 흐름도 비트코인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내다봤다.정 센터장은 "미국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큰 흐름으로 바라보면 2021년 말부터 1년 넘게 진행한 기준금리 인상, 긴축 통화 정책의 영향이 실물 경제에 적용되면서 시장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라며 "파월 의장의 FOMC 발언 등을 봤을 때 금리가 서서히 완화되면서 자금이 풀리면 비트코인도 힘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美 정치적 상황이 변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다음 주자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정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정치적 상황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정 센터장은 "원칙적으로는 이더리움 현물 ETF도 승인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하지만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는 상당히 많은 정치적 고려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승인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SEC 커미셔너 5명의 투표로 상품 승인이 결정되는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 게리 겐슬러 위원장의 찬성에 힘입어 3:2로 승인이 결정됐다. 사실상 겐슬러 위원장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그가 찬성표를 던진 것은 그레이스케일을 비롯한 기업들이 SEC를 상대로 법정 다툼을 진행하는 등 다수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당시 SEC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했던 그레이스케일은 당시 소송 비용이 너무 컸기 때문에 이더리움 ETF 관련 소송을 주저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SEC의 법적 충돌 리스크 줄어드는 것"라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수익성이 비트코인 현물 ETF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센터장은 "이더리움 ETF는 비트코인 ETF만큼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레이스케일 외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기업들 모두 적은 수익을 위해 규제 당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strong>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