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한국에 1999년 진출했다. 이후 10여 년 만에 한국 커피시장을 장악했다. 유례가 없을 만큼 큰 성공이었다. 하지만 이런 스타벅스에도 고민은 있었다. 브랜드가 노후화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젊은 세대가 스타벅스를 ‘고루한’ 브랜드로 인식할 우려가 컸다.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2022년 10월 취임 직후 ‘1020세대’를 겨냥한 콘텐츠·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젊은 감각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품과 마케팅에 적용해 미래 핵심 고객인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에게 친근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4일 커피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멤버십 활성 회원 중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2019년 19%에서 지난해 28%로 9%포인트 상승했다.
스타벅스 리워드 가입자 수는 작년 말 기준 1100여만 명에 달한다. 이 중 20대 이하 가입자 수는 약 300만 명으로 지난 5년간 130만 명 늘었다. 지난해 가입한 신규 고객 중 1020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스타벅스는 1020이 SNS를 중요시한다는 점에 착안, ‘인증샷 명소’ 등 SNS 특화 요소를 적극 도입했다. 1919년 지어진 전통 한옥을 리모델링한 ‘대구종로고택점’이 대표적이다. 마루에 40석 규모 좌식 공간을 마련하고,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드올룹슨’과 협업해 음악감상 공간도 넣었다. 지난해 방문 고객 셋 중 한 명은 20대 이하였다.
서울 경동시장 내 폐극장에 들어선 ‘경동1960점’, 앉은키만 3m에 달하는 거대 곰인형이 있는 ‘기장임랑원점’ 등도 1020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1020이 주로 쓰는 아이폰 콘텐츠 강화에도 주력했다. 작년 5월 전국 매장에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지난 2월엔 스타벅스 리워드를 애플월렛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월렛에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면 바코드와 잔액이 표기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