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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쟁發 전력수요 폭증…빅테크 'AI 원전'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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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1위 기업인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달 초 원자력 발전으로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를 6억5000만달러(약 8700억원)에 인수했다. 탈렌에너지의 서스쿼해나 원전 옆에 있는 큐뮬러스 데이터센터 단지다. 인공지능(AI) 전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송전선 건설 비용과 인허가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결합한 에너지 자립형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올 2월 원자력 전문가도 채용했다.

원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AI를 가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으로 건설되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원전에서 누가 먼저 기술적 우위를 점하느냐가 빅테크 AI 전쟁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AI 전쟁의 필수로 떠오른 원전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AI 전쟁과 탈탄소 에너지 수요 급증으로 ‘원전 르네상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빅데이터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입지를 선정할 때 전기 공급을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삼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디지털리얼티의 크리스 샤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영국 BBC방송에 “최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AI용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80㎿의 전력을 끌어와야 했다”며 “기존 데이터센터였다면 절반도 안 되는 32㎿ 정도만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풍력·태양광으로 운영하려던 MS의 버지니아 데이터센터는 작년 6월 원자력 발전사 컨스텔레이션에너지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으며 계획을 변경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사용된 전력량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집계됐다. 전력 발전을 위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브라질의 탄소 배출량보다도 많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는 현재 티핑포인트(급격하게 바뀌는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기후 영향이 더 커지면 향후 5년 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이 5배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데이터 학습 중인 MS 인공지능
원전과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큰 난관은 원전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FT에 따르면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 대형 원전 건설 비용은 ㎿h당 약 150~200유로다. 태양광 및 해안풍력 발전이 ㎿h당 50~60유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율 측면에선 여전히 매력이 떨어진다.

SMR 선두 주자로 알려진 뉴스케일파워가 유타발전소 프로젝트를 중단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뉴스케일은 2021년 ㎿h당 58달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추정했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각국이 신규 원전 건설을 수십년 간 중단한 데 따라 관련 전문가들이 부족한 것도 원전 부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은 1996년 이후 건설한 원자로가 3기에 불과하다. 원전의 전력 생산 점유율은 1980년대 후반 20%를 기록한 후 제자리걸음을 했고, 최근 18%까지 떨어졌다. FT는 “미국 원전 업계는 러시아와 중국의 경쟁사들을 추격해야 하지만 고금리와 각종 비용 상승 등 복합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했다.

빅테크들은 AI가 초래한 전력난을 AI로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MS는 원전 건설의 인허가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AI를 투입하고 있다. MS의 인공지능은 현재 미국 원자력 규제 및 라이선스 문서를 학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블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원자력 잠수함 승조원들은 원자로 옆에서 수십 년간 임무를 수행했다”며 “소형 원자로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현일/김리안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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