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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자율배상 은행권 이번주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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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이 이번주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과 관련한 자율배상안을 확정한다. 업계에서는 배상을 위해 판매 은행들이 올 1분기 실적에 반영할 손실 규모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농협·SC제일·씨티은행(28일) 등이 홍콩 H지수 ELS 배상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연다. 국민·신한은행도 이번주 후반 이사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각 은행은 이사회 승인이 마무리되는 즉시 다음달부터 개별 투자자들과 실제 배상 비율 관련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은 8만여 개 계좌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배상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200명 넘는 인원이 조사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이사회를 거쳐 1분기 실적에 약 1조원의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를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쌓아놓은 충당금 안에서 배상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신한은행도 자율배상에 속도를 낸다. 현재 17명으로 구성된 TF가 자율 배상 관련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거의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한 차례 사전 간담회를 통해 배상 관련 사항을 이사들이 공유한 상태다. 하나은행은 27일 이사회에서 자율 배상을 논의하고,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28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확정할 것이 유력하다.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작년 9월과 8월 ELS TF를 꾸려 이번 사태에 대응해 왔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배상안)을 수용해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이 배상안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금융당국이 법정 분쟁이 아니라 자율배상을 유도하고 있어서다. 판매 규모가 가장 적은 우리은행이 선제적 배상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우려하던 ‘배임’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다.

올해 1월부터 7월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 투자 규모는 10조483억원에 달한다. 금융권에서 추산하는 손실률 50%, 배상률 40%를 적용하면 6개 은행 전체 배상 규모는 약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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