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 수립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원전 정책의 지속 가능성 확보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빗나간 탈원전 정책이 현 정부 들어 바로잡혀 온 건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달 민생토론회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선포하고 산업 생태계 복원을 넘어 원전 르네상스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는데, 그 후속 조치다.
어제 첫 TF 회의는 네 가지 추진 과제를 논의했다. 2050 탄소중립 달성과 원전 정책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방향, 원전산업 질적 고도화 방안, 수출 경쟁력 강화책, 소형모듈원전(SMR) 조기 상용화 등이다. 원전 부흥과 안정적 에너지 백년대계를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로드맵이 어설픈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 관점에 따라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5년 임기의 정권 교체에 따라 난장판으로 전락해선 안 되는 것은 비단 전력수급 계획이나 에너지 정책만이 아니다.
때마침 엊그제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벨기에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정상회의를 열어 ‘원전 유턴’ 논의를 시작했다. 화석연료 감축, 에너지안보 강화, 경제발전을 위해 원전이 필수라는 논의가 유럽에서 활발해지는 와중에 원전의 가치를 재조명한 첫 정상급 국제회의가 열린 것이다. EU가 주목하는 것은 원전이 ‘가장 경제적인 청정에너지’라는 사실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과도할 정도로 안전 문제에 집착했던 유럽 기류를 돌아보면 놀라운 변화다.
성큼 다가선 ‘데이터 경제’ ‘인공지능(AI)산업’에 부응하고 앞서가려면 무엇보다 필요한 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맞추려면 값싸고 질 좋은 전력을 차질 없이 생산해야 한다. 최근 3년간 누적 적자 43조원에 지난 한 해에만 이자 비용으로 4조4200억원을 지출한 한국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을 정상화하는 데도 원전 부흥은 필수다. 2050 원전 로드맵이 에너지 백년대계가 되게끔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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