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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1개 '3000원→2400원'…"그래도 아직 비싸다"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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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하던 사과값이 일시적으로 가격이 다소 내려가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할인 지원과 더불어 대형 유통사들이 물량 확보를 늘려 판매가를 낮춘 영향이다. 다만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저장과일 특성상 올해 햇과일이 출하되기 전까지는 높은 가격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하락세도 일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사과(후기, 상품 기준) 10개의 소매가격은 전날 2만414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3만877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은 이후 줄곧 2만9000~3만원대를 유지해오던 사과값은 지난 14일 2만7680원으로 떨어지며 2만원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평년 가격(2만2666원)보다 여전히 6.5% 높다.

올해 사과값이 유독 높은 건 수확량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확된 사과는 39만4428t으로 전년도(56만6041t)보다 30% 넘게 줄었다. 기후가 좋지 않았던 데다가 고령화로 문을 닫은 과수원도 많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확량 자체도 적었을 뿐 아니라 수확된 과일의 품질 자체도 예년보다 떨어졌던 만큼 저장 과정에서 소실되는 물량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5월께에는 지난해 수확해 저장해놓은 물량이 소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천정부지로 오른 사과값이 조금이나마 안정되기 시작한 건 정부가 할인지원에 나서면서부터다. 정부는 지난 15일 농축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총 15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유통업체 납품단가와 소비자 판매가 인하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대형마트도 구매량을 늘려 단가를 낮추며 사과값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동안 취급하지 않았던 비정형과(못난이 과일)까지 함께 매입해 판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는 게 대형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마트가 일반 사과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상생사과’가 대표적이다.

실시간으로 사과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판매가를 낮추기도 한다. 이마트는 매주 금요일 책정한 가격을 다음주 목요일까지 적용하는 ‘고정단가’로 판매가를 책정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일 단위로 단가를 조정하고 있다. 확보 물량이 늘면 바로 단가를 내린다.

e커머스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쿠팡은 못난이 사과 1.5㎏을 최저 9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사과 매입 단가를 낮출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쿠폰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실질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도 사과 등을 최대 1만원까지 할인해주는 20%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정부와 유통사들이 사과값 인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분간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가격이 내려가기 위해서는 공급이 늘어야 하는데, 사과는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만큼 추가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 이 때문에 올여름 햇사과(아오리)가 출하되기 전까지는 사과값이 높게 유지될 공산이 크다. 또 각종 사과 할인행사로 사과 수요가 되레 늘어나는 것도 가격 하락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지윤/송영찬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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