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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허괴물 최우선 사냥감 된 한국, '대항 펀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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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이 ‘특허괴물’로 불리는 해외 특허자산관리업체(NPE)의 최우선 사냥감이 되고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제품군이 다양한 삼성전자는 최근 5년(2019~2023년)간 미국에서만 404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4.5일에 한 번꼴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08건의 원고가 특허괴물이었다. 헐값에 특허를 사들인 뒤 소송을 제기해 로열티를 챙기는 이들은 국내 중소기업 특허를 사들여 공격에 쓰기도 한다. 2013~2022년 해외 특허괴물이 국내 기업 소송에 활용한 특허 1317건 중 52건이 이런 ‘부메랑 특허’였다. 세계 특허 출원 순위 4위인 한국이 글로벌 지식재산 전쟁에서 먹잇감으로 전락한 것은 각성할 일이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특허 소송은 해당 기업은 물론 산업 생태계 전체를 위협한다. 2014년에는 일본 캐논이 국내 레이저 프린터 부품 생산업체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걸어 중소기업이 줄줄이 도산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첨단 기술이 고도화하고 특허 영역도 넓어지면서 해외 괴물의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스마트폰 한 대에 약 25만 개 이상 특허가 들어가는 시대다. 미국에만 1만 개가 넘는 특허괴물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기업이 거대 산업으로 변신한 특허괴물과 맞서는 것은 다윗과 골리앗 싸움과 다름없다. 기업은 전략적 기술 제휴와 라이선스 협상 등을 통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는 분쟁 고위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잠재적인 소송을 예방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방어 일변도의 대응에서 벗어나 해외 특허괴물에 대항하는 ‘특허천사 펀드’ 조성이 필요하다. 민관 협력으로 대형 펀드를 조성해 국내 주요 특허가 해외로 넘어가기 전에 사들이고, 인공지능(AI) 등 국가 전략기술 관련 핵심·표준 특허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특허 운용으로 해외에서 수익을 적극적으로 창출한다면 국부를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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