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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오자 숨이 턱…'고농도 초미세먼지'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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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씨와 함께 찾아온 ‘초미세먼지’로 한반도에 경계령이 내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떨어진 초미세먼지 농도는 작년부터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올봄에는 지난해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이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8년 만에 초미세 농도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시 기승 부리는 ‘은밀한 살인자’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주말인 16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가 ㎥당 35㎍(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초과하는 ‘나쁨’(36~75㎍) 상태가 지속된다고 15일 밝혔다. 한반도에선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봄철 대기가 정체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미세먼지·초미세먼지도 짙어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17일 오후 비가 내리면 먼지가 잠깐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다음주 18일부터 전국이 고기압 영향에 들면 편서풍이 약해져 먼지가 다시 국내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미세먼지는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인 먼지, 초미세먼지는 2.5㎛ 이하를 말한다. 산업시설과 자동차 등에서 발생하는 황산화(SOx), 질산화(NOx) 이온과 금속 화합물이 주성분이다.

이 중 초미세먼지는 심혈관과 기관지 등에 쉽게 흡착해 암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은밀한 살인자’로 불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세·초미세먼지로 인한 초과 사망자는 2019년 한 해에만 2만여 명에 달했다. 이대균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와 달리 인체에서 코털로 거르기 어려워 더 나쁘다”고 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정부가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코로나19로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지며 점차 떨어지는 추세였다.

그러다가 지난해 평균 농도가 ㎥당 18.3㎍으로 2022년(17.5㎍)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는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중국 석탄발전에 엘니뇨까지 겹쳐
국내 초미세먼지 원인 물질의 중국발(發) 비중이 30~6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1년 심각한 전력 부족 사태를 겪은 중국 당국은 최근 석탄화력발전을 적극 확충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 등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가동한 석탄발전소 용량은 47GW로 2022년 28GW에 비해 67% 늘었다. 김상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봄철 한반도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의 영향권에 있어 중국이 석탄 사용량을 늘리면 미세먼지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상 변화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적도 인근의 저수온 현상(라니냐)을 겪었고, 북서풍이 셌기에 먼지가 한반도에서 잘 흩어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적도 고수온 현상인 엘니뇨가 나타나며 대기의 이동성이 약해졌다. 이 센터장은 “수년간 엘니뇨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올해는 초미세먼지 농도도 짙은 날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초미세먼지 주의보(㎥당 75㎍ 이상 2시간 지속)와 경보(150㎍ 이상)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5㎍의 세 배가 넘는다”며 “호흡기, 심혈관 질환이 있는 시민과 노약자는 예보 발령 시 되도록 외출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땐 보건용 마스크를 써달라”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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