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일 전남 영암과 광주 사이에 속도 제한이 없는 초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한국형 아우토반’으로 이 사업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남 지역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 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교통 인프라 확충 방침을 밝혔다. 올초부터 이어진 민생토론회가 호남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광주~영암고속도로 건설 세부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영암고속도로 사업은 영암~광주 사이 47㎞ 구간에 설계속도 시속 140㎞ 이상의 초고속도로를 짓는 사업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곳을 미래차, 자율차 관련 기업들이 실증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게 해 관광과 비즈니스를 한꺼번에 잡는 교통 인프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건설 중인 광주~강진 고속도로에 이어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인 강진~완도 고속도로 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두 도로를 연결해 광주~강진~완도 간 교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익산과 여수 사이 180㎞ 구간에는 고속철도망 건설 사업이 추진된다. 기존 전라선 고속전철을 호남선·경부선과 같이 시속 350㎞ 이상 달릴 수 있는 고속철도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전라선 고속철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급하게 개통한 까닭에 기존 선로를 개선하지 못해 속도가 느려 ‘무늬만 고속철’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윤 대통령은 전남의 산업 인프라 혁신과 미래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우선 7000억원 규모의 광양항 자동화 항만 구축 사업을 조속히 시작하기로 했다. 고흥에는 173만㎡ 규모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의 신속한 건설을 위해 예타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2차전지와 콘텐츠 분야 발전 가능성이 큰 광양과 순천에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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