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 430명 전원이 오는 18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전공의, 의과대학 학생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줄줄이 나서면서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 의대 행정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진이 사태 장기화에 따른 한계 상황에 처해 있으며, 진료 연속성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진료를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진정성 있는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18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긴급총회는 이날 오후 5시 연건, 분당, 보라매 서울대병원 세 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총회에서는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투표가 이뤄졌다. 총회는 예정됐던 1시간30분보다 길어져 약 2시간20분간 비공개로 열렸다. 브리핑을 진행한 방재승 분당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집단 사직에 대해 87%가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사직 행렬에 합류할 경우 해당 병원의 외래 진료 기능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비대위 측은 “외래진료 감소율을 정한 것은 아니고 자율에 맡길 예정”이라며 “다만 응급 환자와 중환자는 최선을 다해 진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초강수를 두면서 서울대병원과 함께 ‘빅5’로 분류되는 나머지 연세대·울산대·가톨릭대·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줄줄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12일 오후 6시 온라인 회의를 연다. 9일 비상총회를 열었던 연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전 안석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앞으로 활동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7일 회의를 열고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이번주 회의를 연다.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대학병원 겸임 업무 해제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