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8일(현지시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회사의 부동산 관련 리스크와 해외대체투자 관련 신용위험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장·단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각각 'BBB'와 'A-2'를 그대로 유지했다.
S&P글로벌은 "향후 1~2년 동안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한국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의 수익성 부담은 향후 2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몇 년 동안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 시장 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며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고려해 정부는 점진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S&P글로벌은 해외대체투자 관련 신용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위험 노출액(익스포저)는 평균 약 30%로 추정된다. 해당 투자자산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는 후순위 트랜치 또는 지분 투자라고 S&P글로벌은 설명했다.
S&P글로벌은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평균총자산이익률(ROAA)은 약 0.8%(잠정실적 기준)로 전년 대비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2019~2021년 평균인 1.6% 대비 하락했다"며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관련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과 손상차손 인식이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S&P는 이러한 손상차손과 충당금 추가 적립이 향후 2년 동안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부동산 리스크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산하의 다른 자회사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S&P글로벌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배적인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다"며 "특히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 규모 대비 높은 부동산 익스포저는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선 "지난해 평균총자산이익률(ROAA)은 약 0.3%(잠정실적 기준)로 2021년 1.0%, 2022년 0.7% 대비 하락했다"며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관련 충당금 적립, 손상차손 인식 등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