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원주, 3주 연속 상승세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주(지난 26일 기준) 강원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에 비해 0.04% 올랐다. 1월 셋째주부터 7주 연속 뜀박질하고 있다.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집값이 플러스를 보이고 있는 건 강원도가 유일하다. 서울만 해도 작년 12월부터 13주 연속 내림세를 걷고 있다.춘천과 원주 아파트값이 각각 4주 연속 뛰고 있어 관심을 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춘천 온의동 ‘춘천센트럴타워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원(19층)에 손바뀜했다. 경춘선 남춘천역과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1175가구)다. 작년 7월 같은 주택형의 40층 물건이 7억원에 거래된 걸 감안하면 7개월 새 1억원 오른 셈이다. 원주 무실동 ‘더샵원주센트럴파크 4단지’ 전용 101㎡ 저층 물건도 지난해 5월 5억원(3층)에서 지난달 6억1200만원(4층)으로 뛰었다.
국토교통부가 ‘1·25 교통대책’에서 GTX-B를 춘천까지 연장하고, 원주를 종점으로 하는 GTX-D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정대로 추진되면 춘천시민이 2030년부터 GTX-B를 타고 청량리와 서울역,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수서와 삼성, 강남 등 서울 강남권을 지나는 D노선(2035년 개통 예정)은 원주까지 연결된다.
강원도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 혜택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인재전형을 노린 ‘맹모(孟母)’의 ‘지방 원정’ 수요가 수도권과 붙어 있는 강원도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았던 춘천은 최근 분양시장 성적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 공급된 ‘춘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27.8 대 1), ‘더샵 소양스타리버’(31.4 대 1), ‘춘천 금호어울림 더퍼스트’(18.5 대 1) 모두 두 자릿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혼조세 보이는 강릉·속초
동해안 대표 도시인 강릉과 속초는 올 들어 아파트값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초 아파트 가격이 오르던 강릉은 최근 4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속초 집값도 이번주 0.05% 떨어졌다. 동해안은 외지인 매수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외지인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있다는 점이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중 서울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속초(17.1%)와 강릉(10.5%)이 춘천(9.8%)과 원주(9.2%)보다 높다.입지 경쟁력을 갖춘 단지는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0월 분양한 ‘강릉오션시티 아이파크’에는 만점(84점) 청약통장이 접수돼 눈길을 끌었다. 바다 조망이 가능한 ‘오션뷰’ 아파트로 입소문을 탄 영향이다. ‘강릉자이르네 디오션’에도 83점짜리 고가점 통장이 등장했다. 호수(영랑호)와 붙어 있는 속초 동명동 ‘e편한세상 영랑호’ 전용 84㎡ 가격은 작년 11월 3억8000만원(10층)에서 지난 1월 4억9000만원(25층)으로 뛰었다.
강원도에서 분양을 앞둔 단지에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원주 푸르지오 더 센트럴’(총 1502가구), ‘e편한세상 춘천 만천’(479가구), ‘속초 영랑공원 공동주택’(1024가구) 등이 상반기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