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를 올렸다가 친야(親野) 네티즌들로부터 비난받은 가수 나얼이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과 만난 사실이 알려졌다. 친야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나얼을 맹비판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수 나얼을 만났습니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나얼과 극장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감독은 꽃다발을 들고 있고, 나얼이 옆에 서 있다. 나얼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도 확인된다.
김 감독은 전날에는 "얼마 전 가수 나얼이 건국전쟁 포스터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이 일자, 스스로 댓글 창을 닫아 버린 사건이 있었다"면서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열광하듯,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도 있는 것이고 또 자신이 존경하는 정치인도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굉장히 이상한 방식으로 중립을 요구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동의할 수 없다"며 "4, 5년 전 우리의 대중문화 속 연예인들의 소위 ‘소신 발언’이라는 것 기억하느냐. '박근혜 나와!'라고 시사회장에서 외쳤던 한 연예인은 여전히 승승장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앞서 나얼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낡은 성경 사진을 올렸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성경 구절도 적었다. 나얼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이 전 대통령도 기독교와 인연이 깊다.
그러자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나얼을 비난하는 반응이 나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얼 2찍(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여당 지지자 멸칭) 인증이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 게시물로 올랐다. 이 글을 쓴 작성자는 "개독교(기독교 멸칭) 메시지까지 남기다니, 이승만이 그렇게 존경스러운 인물이냐. 머리에 피도 없는 사람아"라고 했다.
이 글에는 "선거가 다가오니 다 튀어나온다", "나얼 참 좋아했는데 이승만을 존경하는 건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다. 어쩔 수 없다. 잘 가시라", "차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노리는 게 아닐까", "와 나얼 정뚝떨(정이 뚝 떨어짐)이다", "저쪽 진영에서 이승만 띄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 "이영애에 이어 나얼도 손절하는 걸로"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 감독과 나얼이 함께 찍은 사진을 놓고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본성을 드러내는군요", "선을 너무 넘어가셔서 할 말이 없다", "얼이 빠졌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나얼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없이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