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파병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핵전쟁 가능성을 거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29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고스티니드보르에서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에 새롭게 개입하려는 시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대규모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내놓은 경고다.
그는 “우리나라 영토에 파병한 자들의 운명을 기억한다. 이번에 개입하는 사람들의 결과는 더욱 비극적일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영토를 타격할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이 전 세계를 겁주는 이 모든 주장은 실제 핵무기 사용과 그에 따른 문명 파괴를 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할 것이라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선 “잠꼬대”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가 완전한 준비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닉과 수중 핵무기 포세이돈 등 차세대 핵무기 시험이 완료 단계에 있다”며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은 실제 운용되고 있으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곧 전투 임무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라는 미국 측 주장엔 “근거 없는 거짓”이라고 부인하며 “서방이 러시아를 군비 경쟁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이해한다”고 비판했다. 3년 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해선 “우리의 ‘특별군사작전’에서는 러시아군이 여러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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