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의 선거구 획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는 본회의를 하루 앞둔 28일에도 선거구 획정을 위한 협상을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쌍특검(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안의 재표결도 29일 본회의에서 하지 않겠다고 국민의힘에 통보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더 이상 협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9일 오전까지도 협상이 불발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가 지난해 12월 국회에 전달한 선거구 획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획정위는 당시 서울 노원구와 전북에서 의석수를 1석씩 줄이는 안을 국회에 전달했다. 인천과 경기에서는 의석수를 1석씩 늘리는 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전북 지역의 의석수는 유지하고, 부산에서 1석을 줄일 것을 요구하며 여야의 관련 협상이 공전해 왔다. 노원구가 3석에서 2석으로 감소하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인구 기준으로 서울 강남 지역구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를 1석 줄여 전북 지역구를 유지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강남이나 부산 지역의 의석수 축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부산 추가 조정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다시 획정위 안대로 하겠다며 협상을 파기하고 나간 상황”이라고 했다. 김영배 민주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부산 선거구 일부를 구역 조정하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는데, 국민의힘이 세부 협상에서 뒤집었다”며 “민주당이 협상을 깬 것처럼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선거구획정안과 관련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쌍특검법 표결을 안 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을 이렇게 오래 끈 사례가 우리 국회 역사상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등 야당이 지난해 12월 강행 처리한 쌍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5일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왔다. 국민의힘은 총선 악영향을 우려해 빠른 재표결을 요구하고 있다.
박주연/원종환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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