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황태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정치 참 이상하게 하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천을 '시스템 사천'으로 규정하고 "용핵관(용산 핵심 관계자)들이 낙하산을 타고 양지에 내려앉았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27일 오후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상한 일은 이재명 개인의 사익을 기준으로 보면 다 투명하게 해석된다"며 "정치 참 이상하게 하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서울 중성동갑에 전략공천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16~17대 현역 의원이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컷오프됐다.
친문재인계인 고민정 의원은 공천 갈등이 격화하자 "제가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한 것 같다"며 최고위를 사퇴했다. 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의 공천에 불신이 쌓여 지도부가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하는데, 임 전 실장 문제는 한 번도 논의된 바 없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선거 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대책을 숙의 중"이라며 오는 2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정확한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도 국민의힘 총선 공천을 겨냥해 잇달아 날을 세우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시스템 공천이라더니 시스템 사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원조 친윤(친윤석열)들은 불패를 거듭하고 용핵관(용산 핵심 관계자)들은 낙하산을 타고 양지에 내려앉았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여당은 대개 현역들은 살아나고 신인들은 횡사하고 있지 않으냐"며 "현역 의원 중에 컷오프(공천 배제)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매우 크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은 조금 더 환골탈태하고 혁신적 공천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