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명계 학살' 공천 논란으로 내홍을 앓는 가운데, 설훈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4·10 총선에 출마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친명계 의원은 대거 단수 공천을 받는 반면, 비명계 의원 대다수는 경선에 붙여지자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설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총선에 출마한다)"며 무소속 출마 또는 제3지대 신당 합류에 대해 "상의를 좀 해야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저랑 같이 생각하는 분이 몇 분 있는데 시간이 충분하면 더 많은 분이 논의하겠지만 서로 시간이 없다"며 "그래서 다들 결정을 못 하고 있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있어서 결단 못하는 분들이 많다. 개별 조건에 맞춰 결단할 것 같다"고 전했다.
설 의원은 지난 23일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뒤 "(이재명 대표는) 참 고약한 사람이다. 정치를 무슨 복수 혈전하듯이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 때 비명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한 복수로 비명계가 이번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의원 활동을 어떻게 했느냐, 이런 객관적 내용의 정량평가가 있고 정성평가도 있다"며 "정성평가는 자기 기분에 따라 0점을 줄 수도 있고 100점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게 객관적 사실일까"라고 반문했다.
설 의원은 전날까지 단수 공천을 받은 사람 대다수가 친명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비명 의원들은 다 경선하게 되어 있다. 말이 경선이지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사람들을 전부 다 깔아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 준비된 과정에 들어갔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 흔히 말하는 그 경기도 팀이라는 사람들은 이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선) 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특징은 자기가 하는 걸 그냥 밀고 나간다. 돌아보는 일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