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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 줄줄이 또 전기차 속도조절…K배터리 '비상 깜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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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잇따른 전기차 감산 및 생산 중단 소식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만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리비안 등 한국산 배터리를 쓰는 완성차 업체 네 곳이 전기차 전환 계획을 미루기로 해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 이륜차 등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GM, 전기트럭 대신 하이브리드
26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최근 주력 픽업트럭의 순수전기 모델 출시·생산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 GMC 허머 등이 대상이다. 대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M은 이들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넣을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픽업트럭을 순수전기 모델로 바로 전환하려 했지만 생각만큼 수요가 많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전기 트럭은 내연기관 트럭에 비해 충전이 불편하고 적재 공간이 작은 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GM은 당초 대표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와 시에라의 전기차(EV) 모델을 올해 출시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021년 22억달러(약 2조9300억원)를 들여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랙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현실은 계획과 달랐다. 당초 2022년 출시 목표였던 실버라도 EV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22년 내놓은 허머 EV는 양산 차질과 판매 부진으로 골칫덩이가 됐다.

전기 픽업트럭은 배터리 수요를 대폭 늘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차종이다. 일반 전기 승용차보다 두 배가량 큰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GM이 준비해온 시에라 EV는 배터리 용량이 최대 200㎾h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배터리(최대 77.4㎾h)의 2.5배다.
K배터리, 틈새시장 노린다
전기차 전환 계획을 미루는 건 GM만이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불거진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감속’은 올 들어 더 확산하는 모양새다. 미국 포드는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출고를 지난 9일부터 중단했다. 재개 시점은 정하지 않았다. 이 차에 배터리를 넣는 SK온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최근 전기차 판매 비중 50% 달성 시기를 2025년에서 2030년으로 늦췄고, 미국 리비안은 올해 생산량 목표치를 시장 전망보다 30% 낮은 5만7000대로 제시했다. 벤츠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리비안은 삼성SDI 배터리를 쓰고 있다.

한국 배터리업계는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틈새시장이던 전기 오토바이도 이젠 귀한 시장이 됐다. 삼성SDI는 베트남 전기 오토바이 업체 셀렉스모터스와 손잡고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인도 전기 이륜차 1, 2위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ESS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눈여겨보는 차세대 시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ESS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SK온은 북미 지역에 ESS용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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