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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500개가 넘는 대상에 경제 제재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유족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23일 나발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을 상대로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은 러시아의 군사산업단지, 러시아가 필요한 물품 구입을 돕는 제3국가의 기업 등 500개가 넘는 대상에 대한 경제 제재를 23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데예모 차관은 “미국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게 아니다”며 서방 세력과의 협력을 시사했다. 이번 제재의 목적은 러시아가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품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고, 러시아가 경제를 지탱하고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경제 제재로 2022년 러시아 경제가 2.1% 위축됐다고 지난해 12월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제 제재 조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는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2.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추정치보다 1.5%포인트 상향된 수치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세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무기로 주목받는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양국 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작년에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제공했지만 중거리용인 구형 버전이었다. 신형 장거리 버전은 사거리가 300㎞에 달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의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전장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무기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우크라이나는 그간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지만, 미국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제공하지 않았다. 다만 미 행정부 예산이 고갈된 상태로 의회에선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안 처리가 표류하고 있다.
하원이 다수당인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처리 여부는 불확실하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