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한화솔루션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태양광 모듈 판가 하락, 공급 과잉으로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DS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증권은 한화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3만~3만7000원 수준이었다. '매수' 의견을 유지한 대신증권도 목표가는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낮췄다. 한화솔루션 전날 종가는 2만9300원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미치지 못해 목표가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줄어든 407억원을 기록했다. 컨센서스 1631억원을 75% 밑돌았다. 구형 웨이퍼 설비를 조기 폐쇄하며 손상차손이 발생해 지배주주순손실도 발생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에 대해 "태양광 모듈 판매량이 늘어나며 태양광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34% 늘었다"면서도 "케미칼 부분의 적자 전환, 첨단소재 부문 이익 감소, 기타 부문의 적자가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단기 업황과 금융비용 증가를 우려해 당분간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봤다. 이주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모듈 재고 과잉이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6월부터 동남아산 모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적용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급격히 많은 물량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세 유예 기간에 수입한 모듈은 유예기간 종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사용을 완료해야 한다"며 "미국 시장에서 연내 신규 태양광 모듈 수요가 발생하긴 어려울 것이며 미국에 생산기지를 갖춘 중국 기업도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듈 공급량이 늘어나 판가가 하락하면 한화솔루션 실적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1분기 적자 전환할 것이란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1분기 한화솔루션의 영업손실 규모를 157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조현렬 연구원은 "기초소재 부문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태양광 사업이 부진해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6월 이후에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수익성 회복 징후가 포착되면 투자의견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과 케미칼 모두 부진해 단기간에 매출액이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첨단소재 역시 전사 실적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짚었다. 이어 "주가 회복을 위해 미국에 지은 태양광 신규 공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발전 부문의 실적 변동성도 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