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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자화상에서 '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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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 최고 권위자이자 트라우마 전문가인 김선현 교수가 현장에서 엄선한 104점의 자화상을 책에 담았다.

김 교수는 세기의 거장 57명의 자화상 104점을 통해 '내 안의 숨겨진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스토리의 신간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를 출간했다.

미술과 심리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제주 4·3과 세월호 사고 등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피해자와 유가족의 마음을 앞장서 돌본 트라우마 전문가다. 그는 미술치료가 숨은그림찾기와 같다고 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마음을 그림으로 정확하게 찾아낸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자화상은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강력한 비언어적 표현 도구로서 마음을 찍는 사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화상을 감상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제3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는 내 마음의 페르소나, 그 가면을 벗겨내고 내 안에 숨겨진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을 선사한다.

'자화상 내 마음을 그리다'는 자화상 위에 남은 화가 내면의 목소리를 심리학으로 분석한다. 자화상은 화가의 트라우마, 사회적 신분과 경제력, 마음속에 응어리진 충동까지 모든 것을 담는 감정 저장고다. 자화상을 바라보면 고통스러운 현실, 소용돌이치는 욕망, 넘치는 기쁨을 화가들이 어떻게 마주하고 다뤄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책은 자화상이 보여주는 의미에 따라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 '고독'부터 6장 '완벽'까지 순서대로 읽을 수도 있지만, 그날그날 내 심리 상태에 따라 마음에 드는 장과 소제목을 골라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김 교수는 104점의 자화상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자신의 개인사도 함께 전해 몰입감을 더했다. 미술치료를 하면서 내담자들에게 품은 안타까운 마음,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학자로서의 조바심, 고비를 겪을 때 지탱해주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까지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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