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대표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습니다. 지지율 하락 막을 수 없음에도 눈 가리고 아웅 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동작을' 지역이 전략 지역으로 선정되며 자동 컷오프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며 "저를 모함하며 버리고자 하는 민주당 지도부와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면 저는 위기 때마다 이재명 대표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도왔고, 오늘의 당 대표를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후회한다. 그리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왜 후회하는지. 그 이유는 머지않아 곧 밝혀질 것이고, 또한 이미 적지 않은 부분들이 밝혀져 있고, 그로 인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상처를 입고 희망을 잃어버렸다"라며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 탈당의 변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김광삼 변호사는 시사쇼 정치다에 출연해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추상적이었다. 몇 년 동안 듣다 보면 유권자와 국민들 무뎌지기 때문이다"라며 "이수진 의원이 구체적으로 백현동 판결문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을 파장이 클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 조직원은 검찰 조작이라고 얘기하고 지지자도 따라서 믿고 있지 않나. 이수진 의원이 구체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거짓말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부장판사 출신 법조인이 이재명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 (그동안) 몰랐을 것 같지 않지만 가슴 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양심적으로 한 것이니 이제야 진실을 얘기한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백현동 판결을 언급하며 이재명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상당히 총선 판에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관측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전략공천설'에 대해선 "명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방송 여론조사 결과 추미애 씨는 (본인과) 10% p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게 된다면 그 지역이 아무리 전략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추 씨를 공천하는 게 명분이 없다"고 했다.
한편 함께 컷오프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당대표실 안에서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곳은 주 3회 가량 민주당 최고회의가 열리는 곳이다. 노 의원은 침낭을 준비한 채 이미 회의실에 진입한 상황이다.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노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한 듯 "금품 재판을 받는 게 나 혼자냐"고 반발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