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서울에서 맺어진 최고가 월세 계약은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64㎡로 7월 보증금 20억원, 월세 45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용산구 용산동에 있는 '나인원한남' 전용 273㎡도 보증금 20억원, 월세 4100만원에 신규 월세 계약을 체결해 뒤를 이었다. 평범한 직장인 연봉이 매달 주거 비용으로 들어간 것이다.지난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고가 월세가 가파르게 늘어났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 제공하는 확정일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임대차 계약 중 월세의 비중은 54.92%로 직전 연도(51.82%)보다 2.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아파트에서 이뤄진 월세 가운데 가격이 100만원이 넘는 거래는 34.5%로 3건 중 1건 이상이 고가 월세였다. 특히 200만원 초과~300만원 이하(6.6%), 300만원 초과(4.6%) 구간 등 높은 월세를 부담하는 비중도 총 11.2%로 10% 비율을 넘겼다.
지역별로 강남권은 지난해 100만원 초과 고가 월세가 무려 51.5%였다. 직전 연도 53.1%에 비해 1.7%포인트 줄어들었다. 다만 300만원 초고가 월세는 같은 기간 11.6%에서 12.2%로 확대됐다. 학군과 고급 주거 수요가 밀집한 영향이다.
서울 외곽에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주거지역 노원, 도봉, 강북구에서도 100만원이 넘는 월세 비율은 지난해 11.8%로 전년 대비(9.3%) 2.6%포인트 늘어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로 머무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 수요도 늘고 있다. 당분간 월세화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