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격차를 벌리며 지지율에서 앞서 나가는 것으로 16일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오른 반면 민주당은 4%포인트 급락했다. 제3지대 합당이 여당보다 민주당 지지층을 더 균열시키고 있는 데다 공천 과정에서 야당의 갈등이 더 부각되면서 민주당이 열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는 37%, 민주당은 31%로 나타났다. 2월 첫째주 조사에선 국민의힘이 34%로 민주당(35%)에 1%포인트 뒤졌는데, 2주 만에 6%포인트 격차로 역전했다. 한국갤럽은 다만 “주간 단위로 보면 진폭이 커 보일 수 있으나 오차범위 내에서의 변동이라 통계적으론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4%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의힘은 ‘어느 당이 다수당이 돼야 하냐’는 질문에서도 36%의 지지도를 보이며 민주당(31%)을 5%포인트 앞섰다. ‘총선에서 지지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조사에서 역시 국민의힘이 42%로 민주당(36%)을 앞질렀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도 동반 상승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관련 긍정 평가는 33%로 직전 조사 대비 4%포인트 올랐다. 부정 평가는 5%포인트 내린 5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제3지대가 합당을 선언한 이후 발표된 첫 여론조사다. 이 때문에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자 위기감을 느낀 여권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4%로 기대에 못 미치는 지지를 받았다. 설 연휴 직전 극적으로 ‘빅텐트’를 구성했지만 합당 전 지지율(개혁신당 3%·이낙연 신당 3%)과 비교하면 ‘허니문 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3지대 후보가 많이 당선됐으면 좋겠다’는 응답도 18%로 3주 전 조사 때보다 6%포인트 내렸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천 경쟁에서 여당이 유권자들에게 더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공천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국민의힘은 약점이 보완되고 있는데 민주당은 약점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의 갈등, 사법 리스크를 가진 후보들의 공천 배제 등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원칙과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 소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들 눈에 ‘총선 승리’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심’만 우선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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