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낮은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북·일 정상회담을 활용하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기시다 총리가 중국 외교 채널을 통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미·일 당국자들을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지지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FT는 이어 “지난 1월 일본의 노토 대지진 이후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조의를 보낸 것이 일본 정부 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며 “이후 기시다 총리가 대북 외교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정은이 납북자 문제에 대해 협력을 거부하고 있어 대화에 큰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FT는 덧붙였다. 지난달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김정은은 기시다를 ‘각하’로 호칭하는 위로 전문을 보낸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질문에 “내가 주체적으로 움직여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FT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 배경에 대해 “납북자 문제에서의 진전이 정치 자금 스캔들로 30% 아래에 머물고 있는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과거 북·일 정상회담을 한 뒤 일본 내 지지율이 15%포인트 이상 오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김종우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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