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주축인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이 전년보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로 배달 음식 수요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관련 통계 작성 후 음식 배달 처음 '후진'
지난해 배달앱 등 음식 배달 온라인 서비스 거래액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연간 기준 처음으로 감소했다.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보다 0.6% 감소한 26조4326억원을 기록했다.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모바일 앱 발달과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7년 만에 열배 가까이로 뛸 정도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2017년 2조7325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2019년 9조7353억원으로 불어났고, 코로나19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0년에 두배 가까이인 17조337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재개되면서 외식 수요가 늘어난데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음식 배달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030 '배달비 부담'에…"배달앱 끊었다"
특히 엔데믹 이후 배달음식 주요 수요층이던 2030세대 씀씀이 중 배달음식 수요 감소 흐름이 보인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시대'로 불황형 소비 성향이 강화돼 배달비를 아끼려는 소비 심리가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앱 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만 20세 이상 개인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조사 바탕으로 신용·체크카드와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를 통한 결제추정금액과 결제자 수를 분석한 결과 20~30대의 주요 배달앱 씀씀이가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됐다.
배달의민족의 20대와 30대 결제금액은 2021년 조사보다 각각 5651억원, 3612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요기요도 2021년과 달리 20대 결제금액 상위 20위권에서도 밀려났다.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해 지갑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체감 배달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외식업 업황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86.91이던 지수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어 73.67로 떨어졌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엔데믹으로 전반적인 외식 산업이 반등했으나 급격한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