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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삼성전자인데…"통장에 수천만원 꽂혔다" 어딘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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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와 50%.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스마트폰을 맡는 모바일경험(MX) 부문 직원들이 연초 받은 성과급 비율이다. 반도체 업황이 얼어붙으며 DS부문 성과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MX부문은 최대 비율인 연봉의 50%를 받게 된 것이다.
연봉 최대 50%…수천만원 한번에 꽂혀
이 성과급은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삼성전자의 대표적 인센티브 제도다. 삼성전자는 매년 세 차례 정기 성과급을 지급한다. 7월과 12월에는 ‘목표달성 장려금(TAI)’이 나가고, 1월엔 OPI가 나온다.

TAI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보너스다.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고, 월 급여 기준이기 때문에 통상 수백만원 수준이다.

OPI는 단위가 훨씬 크다.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되기 때문에 수천만원에 달한다. 한해 동안 소속 사업부가 일한 결과 연초에 목표로 했던 실적을 넘어섰다면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지급된다.
이건희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
이런 성과급 시스템이 정착된 것은 2001년 ‘PS’(Profit Sharing·초과이익 분배금) 제도가 도입되면서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결과다. 이 회장은 생전 사장단 회의 등에서 “인센티브는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라며 “이 세상에 공짜도 없고 거저 되는 것도 없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인재를 유치하고 뛰어난 성과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2014년부터는 PS의 명칭을 OPI로 바꾸고, 개인 고과가 좀 더 반영되기 시작했다.

성과급 체계는 삼성의 ‘인재 경영’을 잘 보여주는 문화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도 적지 않다. 특히 ‘받는 사람만 계속 받고 못 받는 사람은 계속 못 받는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 개인 역량과 노력이 아니라, 어떤 사업부에 속해있는지에 따라 수천만원을 받고 못 받고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받는 사업부만 계속 받아"
스마트폰처럼 삼성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사업부는 거의 매년 거액의 성과급을 받지만, 생활가전(DA) 사업부처럼 삼성전자가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사업부는 훨씬 적은 성과급을 받고 있다.

실제로 MX사업부는 2001년 성과급 제도 정착 이후 2018년, 2019년, 2022년의 3개 연도를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모두 최대치인 50%의 보너스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10여개 사업부 중 가장 많은 OPI를 받은 것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사업부도 대표적으로 성과급을 많이 받는 사업부로 알려졌지만, 반도체 업황에 따른 등락이 심한 편이다. ‘반도체 치킨 게임’이 벌어져 D램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렸던 2007년엔 15.4%, 2008년엔 1.4%를 지급받는데 그쳤다.

의료기기 사업부의 경우 한번도 최대 비율인 50% OPI를 받은 적이 없다. 2012년 45.5%를 받은 이후로 11년 간 7~22% 성과급을 받는데 그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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