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 참패한 가운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한데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발탁됐을 때, 독일 현지에서 나온 반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졌다. 이로써 64년 만의 우승 도전은 결국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누리꾼들은 패배 원인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꼽았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선수들의 역량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는데, 전술이 부재해 요르단에 일격을 맞았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은 클린스만 감독 발탁 당시 독일에서 나온 기사를 공유하며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2월 독일 베를린 지역의 일간지 '베체트'는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대표팀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될 수 있다고 보도하며 "클린스만이 한국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부정적인 의미로) 특별한 지도자 복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당시 독일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은 "친애하는 한국 축구팬 여러분, 우선 페이스북 앱을 설치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지난 2020년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 베를린 감독을 맡았다가 중도 사임했는데 구단과 사전 조율 없이 자신의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사임 통보했다.
한국 대표팀이 요르단에 패배한 것도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독일 현지 매체 '벨트'(WeLT)는 '요르단전에서 진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이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참패한 소식을 전했다. 이 기사에도 한 독일 누리꾼은 "클린스만은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사임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는 것"이라며 "협회에 들어가서 잘 됐던 점들과 보완해야 할 점을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반 뒤에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는 데 어려운 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며.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서 앞으로의 경기를 잘 준비하는 게 현재로서 시급하다"며 사실상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