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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비록 가격은 연내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높고, 대다수의 전문가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비트코인 현물 ETF, 그 주목 이유
2021년 10월 사상 첫 비트코인 선물 ETF의 상장으로부터 햇수로 세 번이 지나 2024년 1월 10일 미국의 주요 자산운용사 11곳에 대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이 승인되었다. 그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변동성 리스크, 시세 조종 혹은 ETF 추종 지수 조작 우려 등을 이유로 승인을 반려해 왔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규제환경과 인식을 근거로 끝내 상장을 승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ETF(Exchange Traded Funds, 상장지수펀드)는 증권 거래소를 통해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를 의미하며 펀드는 여러 가지 자산들로 구성될 수 있다. 기존에 비트코인 선물 ETF가 존재함에도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이번 현물 ETF 승인 건과 관련해 오랜 기간 주목해 왔을까?
선물과 현물 ETF는 가장 기본적으로, ETF 가 보유하고 추종하는 기초 자산이 되는 가상자산이 Futures-based(선물 기초자산)이냐 Physical-based(실물 기초자산)이냐에서 차이가 있다. 선물 ETF의 경우,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에 사고팔기로 한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시세를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다 롤오버 비용(선물 만기일 전에 선물 계약 만기를 연장하는 데 드는 비용)이 수익률을 잠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상품 거래 시 기초자산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구매해 수탁회사에 맡겨두는 운영상의 이유로 직접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효과를 지니며, 개인과 기관의 입장에서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더 낮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제도권 내 합법적 방법이 승인됐음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비트코인으로의 투자 수단이 열렸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Web 3.0이라는 새 시대에 맞는 자산으로서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금의 사례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금은 인류 역사 초기에는 장신구로 쓰였지만, 금이 가진 희소성과 불변성이라는 성질을 바탕으로 화폐로 활용되던 것이 지금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식이 확장되어, 하나의 대체투자 상품으로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산과 소비, 여가를 모두 디지털로 진행하는 ‘메타버스’ 시대의 초입 단계를 살아가고 있는 만큼 기존의 유형 자산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비트코인의 현물 ETF 승인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출발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개념적인 측면 외에도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한 신규 자본유입 측면에서의 유동성 확대 효과 역시 기대할만한 부분이다. 현물 ETF 승인은 기존 막대한 자본 규모를 가진 전통 금융권 플레이어들의 유입을 확보하기 위한 유의미한 발자취로 해석할 수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24일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총순유입액은 약 1조 1000억 원이다. 시장에서는 ETF 승인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예상치를 제시 중인데, 우선 캐나다 ETF를 사례를 바탕으로 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첫해 자산운용사 자금이 144억 달러(약 20조 원) 정도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의 경우 승인 후 3개월 내 10억달러(약 1조 3193억원), 연말까지 1000억 달러(약 131조 원) 이상이 유입 가능성을 예상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전 세계 ETF 자금 가운데 비트코인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1~3%가 유입된다고 가정한다면 약 1000억~3000억 달러(396조 원) 규모의 자금 유입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각각 전망치는 다르지만, 제도권으로부터의 포용이 이루어지며 앞으로 비트코인으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이전 대비 훨씬 확대될 것이라는 방향성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모습이다. 이에 비트코인이 투자 포트폴리오 핵심 구성요소로서 입지를 점차 다져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상자산이 제도권 하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산군으로 거듭나려면, ETF 승인 외에도 다양한 방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는 국내 또한 글로벌 기조에 맞추어 무엇보다도 보다 더 유의미한 서비스와 높은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마련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2022년에 테라 사태 혹은 FTX 파산과 같이 리스크 관리의 부재가 가져올 파산의 결말과 이에 따라 업계 전체가 신뢰를 잃어버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후 긴 겨울 동안,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업계 내에서는 위험관리 수준에 맞는 제도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나 회계 감독지침 등을 발표한 만큼, 해당 규제를 잘 따라가기 위해 재단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게끔 가상자산에 특화된 전사적자원관리(ERP) 서비스를 개발하는 시장참여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전통 산업이나 일반 대중까지 이해시키기 위해 가상자산의 활용성을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드는 시도 역시 지속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시도들이 가능해졌으며, 올 한해 특히 국내에서는 전통 기업들의 Web 3.0 도입이 무엇보다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탄탄한 유저 베이스를 이미 확보한 기업에서 블록체인 요소를 가미해서 내는 서비스가 가져올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유의해야 할 점
현재 국내 비트코인 ETF 상품 거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SEC 승인 소식 이후 대통령실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등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에서도 관련 상품의 거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업계에 고조되고 있다.향후 기존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없는 초보 혹은 신규 투자자의 유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ETF 투자와 마찬가지로 운용 수수료, 운용 순자산(AUM), 거래량과 유동성 측면에서 운용사의 트랙 레코드, 실제 비트코인과의 가격 괴리율 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ETF의 기초자산이 되는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매우 높은 편이므로, 분산 투자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일부 비중을 비트코인으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매수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
크로스앵글은…
크로스앵글은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 운영사다. 쟁글은 글로벌 가상자산 공시, 평가와 더불어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