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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만의 소프트파워 신세계] 도시를 대규모언어모델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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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그러하듯, 우리 생활에서 도시와 관련된 모든 질문을 실시간으로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 도시를 이해하고 주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지리적 공간 분석 모델 연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진행 중이다. 최근 공개된 중국 칭화대 연구는 공간 해석을 위한 LLM 개념을 잘 정리하긴 했지만, LLM의 일반적인 문제인 할루시네이션(존재하지 않거나 불가능한 정보를 마치 실제 있는 것처럼 처리하는 문제)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도시 공간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합당한 분석과 답을 제시하려면 다음 세 가지 기능이 더해져야 한다. 첫째로 사람들이 도시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방향을 찾으려면, 도시의 특정 부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요소가 정의돼야 한다. 영국의 도시계획 전문가 케빈 린치는 이를 ‘이미지 가능성(Imageability)’이라고 하며 다섯 가지 핵심 요소로 랜드마크, 거리, 노드, 경계, 경로를 제시했다. 이런 멀티모달 시공간 특징을 가진 데이터는 통시적이고 다양한 시간 단위의 형태로 학습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 LLM(Time-series LLM)과 공간 LLM(Spatial LLM) 측면의 기존 기술을 접목, 시공간적인 이해가 가능한 LLM 기반의 모델이 필요하다.

둘째, 지금까지의 시공간 딥러닝 모델은 주로 짧은 기간 데이터에 기반한 단기 예측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모델들은 대체로 ‘시퀀스 투 시퀀스(seq2seq)’ 같은 단기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이라 도시의 복잡한 변화를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일어나는 도시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광범위한 도시 데이터베이스 마련 △사전 학습(pre-training) 진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을 통해 장기적 도시 변화 추론을 최적화해야 한다.

셋째, 정보 접근에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애플은 10GB D램을 적용한 시스템에서도 20GB 크기의 LLM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기술적 접근법을 제안한 연구를 공개했다. 비슷한 지역을 반복해 방문하는 사용자에게는 필요한 정보가 한정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리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면 메모리 용량이 적은 에지 디바이스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 사용자의 방문 패턴을 파악하고 다음 방문 장소를 사전 예측해 필요한 정보를 미리 다운로드하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신속하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지리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와 연동해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최소화하면 도시 시공간 변화를 예측하는 데 신뢰성도 높아진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도시 안에서 쉽게 이동하고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LLM과 같은 AI 기술과 도시학을 결합하는 시도는 도시의 변화를 더욱 다각적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해 도시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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