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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손에 피를 묻히고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3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가 연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 착취 위기’ 청문회에선 소셜미디어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겨냥해 이 같은 질타가 쏟아졌다. 미성년자가 이들 소셜미디어의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되고 중독돼 목숨까지 잃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날 청문회는 온라인상 어린이의 안전과 보호를 주제로 열렸다. 입법을 추진 중인 ‘아동 성 학대 방지법안’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KOSA)’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메타(옛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회사) CEO인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스냅챗의 에번 스피걸, 틱톡의 저우서우쯔, X(옛 트위터)의 린다 야카리노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방청석에는 온라인 미성년 성 착취 피해자 가족들이 자녀의 사진을 들고 앉아 있었다.
특히 세계 약 20억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저커버그가 집중포화 대상이 됐다. 미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NCMEC)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상 아동 성 학대물 신고 건수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3600만여 건)를 기록했고 이 중 페이스북이 2000만 건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10월 미국 41개 주정부가 “미성년을 SNS에 중독시키기 위해 심리적 조작 기능을 고의로 설계했다”며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10대 이용자의 평생 가치를 270달러로 추정한다’는 메타 내부 문서를 제시하며 “어린이는 당신의 상품일 뿐이냐”고 쏘아붙였다. 저커버그는 “끔찍하다” “여러분이 겪은 모든 일에 대해 죄송하다”며 피해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누구도 여러분의 가족이 겪은 일들을 겪어서는 안 되며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과 구글이 사용자 연령을 확인해 미성년자 여부를 확인할 책임이 있다”며 “의회가 이런 법안을 마련하는 것은 간단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