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중국 알리바바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자동차 부품 20만원어치를 주문했다가 낭패를 봤다. 통관 절차까지 약 한 달 만에 배송된 물품이 파손 상태였기 때문이다. A씨는 배송받은 당일 제품 사진을 첨부해 반품을 요청했으나 '환불 불가' 답변을 받았다. 판매자에게 문의했다가 알리 측에 요청하라는 답변을 받고 알리에 재문의했으나 환불을 거부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중국이 지난해 처음 국내 해외직구 국가 1위에 올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4년부터 1위를 고수한 미국을 제친 비결로는 알리·테무 등 중국 온라인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의 공세가 꼽힌다. 특히 알리는 배우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5일 무료배송' 등을 내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했다. 그러나 A씨 같은 소비자 불만도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제친 중국 해외직구…알리·테무 '공세'
통계청 발표 '2023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보다 26.9% 증가했다. 특히 중국 해외직구는 121.2% 급증한 3조2872억원에 달해 처음 연간 1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중국 셀러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쇼핑 앱인 알리, 테무 등의 선전에 따른 결과란 분석을 내놨다. 이들 쇼핑몰은 가입시 적립금 증정 등 공격적 마케팅으로 사용자를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알리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96만명, 판둬둬 자회사인 테무 역시 MAU가 328만명에 달했다
알리의 경우 1000만개 넘는 상품에 대해 5일 무료배송을 내세워 해외직구족을 적극 공략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마동석을 기용해 '직구, 형이 싹 바꿔줄게'란 캐치프레이즈로 소비자들을 파고들었다.
거래 늘자 불만도 '폭증'…"한 달 만에 150건"
하지만 중국 해외직구 거래가 급증한 만큼 소비자 불만도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 관련 불만 신고는 465건으로 전년(93건)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새해 들어서도 약 한 달 만에 150여건 접수돼 지난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유형별로는 광고와 다른 배송 지연·오배송·상품 누락·배송 중 분실 등 계약불이행이 전체의 절반(46%·226건) 가량을 차지했다. 예상 배송 기간 내에 배송되지 않아 주문을 취소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거나, 약속한 무료 반품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계약해제·해지 이후 환불 거부 등도 143건(31%)이었으며 제품 불량 및 파손, 가품 등 품질 불만 역시 82건(18%)에 달했다.
소비자연맹은 "(일부 판매자는) 소비자가 물품을 반품하고 운송장을 보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자가 반품된 물품이 없다고 하거나 다른 물품이 반품됐다고 주장하는 문제도 있었다"며 "소비자 불만 처리를 위해 알리 측에 수차례 통화 시도 끝에 연결됐지만 구매자 본인이 아니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