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회계감사인을 지정받는 감사인 지정 회사 수가 지난해엔 전년 대비 약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외부감사인을 주기적으로 당국이 지정하는 신(新)외부감사법(외부감사법 전부개정안) 도입 이래 처음으로 감사인 지정 회사 수가 줄었다. 주권 상장사 지정 비율은 40% 미만으로 떨어졌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감사인을 지정받은 회사는 1667곳으로 집계됐다. 전년도(1976곳) 대비 309개사(15.6%) 줄었다. 2019년 말 주기적 지정 제도 도입 등으로 지정회사가 한동안 늘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기적 지정 회사는 총 571곳으로 전년 대비 106곳(15.7%) 감소했다. 주기적지정 대상인 대형 비상장사 기준이 자산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92곳이 줄었다.
직권지정 회사는 1096곳으로 전년대비 203곳(15.6%) 줄었다. 작년 금융감독당국이 지정 사유를 합리화한 영향이다. 당국은 작년 6월 27개였던 직권지정 사유 중 16개 사유를 폐지하거나 완화했다. 이에 따라 3년 연속 영업 손실 등에 따른 지정회사가 177곳(51.2%) 감소했다. 또 감사인 미선임과 선임 절차 위반에 따른 지정도 전년 대비 각각 33곳(27.3%), 37곳(52.1%) 줄었다.
주권 상장법인의 지정 비율은 37.6%로 낮아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2년엔 상장사 약 45%가 감사인 지정을 받았다. 당국은 앞서 지정 요건을 완화할 경우 이 비율이 4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외부감사 대상 중 지정회사의 비중은 4.0%로 전년(5.3%) 대비 1.3%포인트 줄었다.
금감원은 감사인 지정 대상 1667곳에 대해 회계법인 53곳의 회계법인을 지정했다.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이 속한 가군은 851곳(51.0%)로 전년 대비 4곳 감소했으나 비중은 7.7%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은 "간담회 등을 통해 지정 회사의 어려움을 청취하는 등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면서 회계 개혁의 취지를 유지하면서도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들을 지속 발굴·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