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지난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기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양식품은 2023년 매출 1조1929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을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 영업이익은 62% 늘었다. 1961년 창립한 삼양식품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고지를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전인 2018년 삼양식품의 매출은 4694억원이었다.
삼양식품의 눈부신 성장은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며느리인 김 부회장은 2012년 불닭볶음면을 개발해 ‘라면시장 만년 꼴등’이던 삼양식품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100개국에 수출되며 ‘K라면’을 대표하는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도 삼양식품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작년 3분기 해외 매출은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주력시장인 중국은 물론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에서는 월마트, 코스트코에 입점을 완료하는 등 주류 채널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을 공급해달라는 주문이 밀려들자 삼양식품은 2400억원을 투입해 2022년 경남 밀양에 신공장을 세웠다. 또 1643억원을 투입해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불닭 신화’를 이어가기 위한 후속 제품도 내놨다. 지난해 8월 매운 국물라면인 ‘맵탱’을 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삼양식품이 올해 매출 1조3595억원, 영업이익 17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밀양 2공장이 준공되면 생산능력이 25%가량 늘어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의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주력한 결과 내실 있는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올해는 해외사업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불닭 등 전략 브랜드와 신사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