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적표 뜯어보니…
포스코홀딩스는 차기 회장 후보군 ‘쇼트리스트’ 명단과 함께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시장 예상대로 작년 성적표는 포스코그룹의 주력 사업이 고전 중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해 매출은 77조1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줄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27.2% 감소한 3조531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캐시 카우’인 철강과 신성장 동력인 배터리 업황이 모두 꺾인 것이 직격탄이 됐다.
철강 사업에 대해 회사 측은 “원가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어 올 1분기까지는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원가 상승폭을 판가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는 와중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일본산 철강재마저 국내 시장을 위협하자 국내 철강시장은 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포스코는 단계적인 가격 인상 계획을 제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 들어 2월까지 산업별로 t당 3만~5만원가량을 올리고 앞으로도 가격을 높일 것”이라며 “2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선 “인도는 글로벌 시장 가운데 성장성이 가장 커 현지 기업과 투자 계획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철강, 배터리 모두 악재 ‘겹겹’
관심을 모은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도 가시밭길을 걷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난해 3분기부터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고 리튬 가격이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엔 구입해둔 원자재 재고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손실이 컸다”며 “배터리시장 성장세가 내년까지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양·음극재를 제조하는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선 “2022년처럼 가파른 정도는 아니지만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장 누가 되더라도 배터리 투자”
누가 선임되든 포스코 차기 회장이 앞으로 처하게 될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배터리 소재 및 부품 산업은 중국 등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다. 속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배터리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정 사장이 이날 “리튬 등 배터리 관련 투자 계획은 긴 호흡으로 중장기 전략과 수주에 근거해 진행됐다”며 “향후 신임 CEO가 선임돼도 집행한 투자를 되돌리거나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이날 5명 안팎으로 파이널리스트 명단이 공개되면서 후추위의 최종 후보 선임에 대한 관심도 고조될 전망이다. 후추위는 심층 면접 등을 통해 이 가운데 최종 후보 1명을 2월 선정한다. 포스코홀딩스는 같은 달 이사회에서 CEO 후보 1인에 대해 주주총회 안건을 상정하고 오는 3월 21일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