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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수도 없었다…지난해 소비 20년 만에 최대폭 감소 [통계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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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지수가 1년 전 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고금리 여파에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대비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2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2022년(-0.3%)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에서 판매가 0.2% 늘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에선 각각 1.8%, 2.6% 판매가 줄었다.

크리스마스 등 쇼핑 대목이 있는 연말에도 소비는 살아나지 않았다. 작년 4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3분기 대비 0.5% 감소, 1년 전에 비해선 2.4% 역성장했다. 특히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8% 감소했다. 12월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7년(-2.1%) 이후 처음이다.

직전 11월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규모 할인행사로 소매판매가 0.9% 증가했지만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11월 소비가 증가한 기저효과에다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이 이어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금리와 환율 영향으로 지난해 소비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소매판매액지수는 재화 소비만 보여주는 지표로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하는 소비 패턴을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은 1년 전 보다 0.7% 증가했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 생산은 전년대비 3.8% 감소했지만 서비스업과 건설업에서 각각 2.9%, 7.7%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이 꺾인 것은 작년 상반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는데 이는 1998년(-6.4%)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광공업 생산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5%), 자동차(4.7%) 등에서 늘며 전월대비 0.6%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회복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달 반도체 재고는 전월대비 20.9% 줄며 2001년 12월(-21.2%)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재고는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공공행정업 등 전체 산업생산도 전월대비 0.3% 증가하며 11월(0.8%)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5.5%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든 탓이다. 건설업체의 시공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9.8%)과 토목(1.3%)에서 실적이 모두 늘어 전년대비 7.7%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전년대비 19.1% 감소했다.

다만 설비투자도 작년 12월만 떼어보면 전월대비 5.5% 증가했다.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다. 건설기성은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공사가 줄며 전월대비 2.7%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수출 개선세와 함께 최근 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흐름을 지속하는 등 부문별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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