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서 인구 3만1000명이 순유출됐다.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 10명 중 6명은 경기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젊은 층을 흡수하고 중장년층 이상을 내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인구 이동자 수 49년만에 '최저'...고령화·부동산 영향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국내인구이동통계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통계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각 읍면동에 접수된 전입신고 가운데 읍면동 경계를 넘은 거주지 이동을 기준으로 산출됐다.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인구이동자 수는 총 612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1974년 529만8000명 이후 49년 만에 최저치로, 전년 대비 0.4%(2만3000명) 감소한 수치다. 이동자 수는 2021년(-6.7%), 2022년(-14.7%)에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의미하는 인구이동률도 12.0%로 2022년보다 소폭 줄어 1972년(11.0%) 이후 51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구이동이 줄어든 것은 고령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는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20대 인구는 계속 줄고 고령 인구가 증가하다 보니 이동자 규모 자체도 감소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인구이동 사유를 분석한 결과 거주지를 옮긴 가장 큰 이유는 '주택'이 34.0%로 가장 많았지만, 앞서 2022년에 주택 시장 침체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0만명이 넘게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서울 총 전입·전출 인구는 각각 120만7000명과 12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입 인구는 0.5%, 전출 인구는 0.1% 증가한 수치다. 순 유출인구는 3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34년 연속 인구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전출자의 새 거주지 1순위는 경기였다. 서울 전출자의 60.5%는 새 거주지로 경기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서울과 인천, 강원, 충북, 충남, 전북 6개 시도에서 모두 전입과 전출 1순위 지역이었다.
서울은 인구 '블랙홀'?…10~20대 들어오고 40대 이상 나갔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젊은 층이 서울로 들어온 반면 중장년층일수록 서울을 빠져나가는 흐름을 보였다. 서울의 순 유입자 수는 10~19세(7000명)와 20대(4만6200명)에선 증가했지만,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선 줄어들었다.시도별 전입률과 전출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이었다. 시도별 전입률이 높은 곳은 세종(14.6%)과 인천(14.3%), 대전(12.9%) 순이었다. 전출률이 가장 높은 곳도 세종(14.1%)이었고, 서울(13.3%)과 인천(13.2%)이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인구 순유입률이 가장 높은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인천(1.1%)이었고, 충남(0.7%)과 세종(0.4%), 경기(0.3%), 충북(0.2%) 순이었다. 인구 순유출률이 가장 많은 곳은 광주(-0.6%)와 울산(-0.6%)이었다. 기초지자체 기준 순유입률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 중구(10.6%)였다. 경기 양주(9.8%)와 전북 완주(6.3%)가 2위와 3위에 올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과 중부권이 순 유입, 영남권과 호남권이 순 유출을 기록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