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을 고리로 '밀실 정치' 주장을 펴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구질구질하다"고 쏘아붙였다.
한 위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시간 37분 동안 무슨 얘기 했냐고 하는데 구질구질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을 얘기하기에는 2시간 37분은 짧고 2박 3일도 짧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인 제가 아주 구체적인 토론 논의를 하는 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이관섭 비서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선 "그 사람들은 저를 아바타로 보지 않았나. 아바타면 당무 개입이 아니지 않을까"라며 "중요한 것은 당은 당의 일 하는 거고, 정은 정의 일 하는 거고, 그 방향은 동료시민이 발전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과 관련해선 "그 부분에 대해 제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 논란을 잘 대처할 것이라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는 "대통령과 제가 힘을 합쳐서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뭘 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게 민생이고 전 거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경제를 망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운동권 특권 정치조차도 만족 못하고 개딸 정치를 하려는 것 같다"며 "임 전 실장이 못 나올 수도 있더라. 이유가 하나이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 목표가 이재명 소수로 모이겠다는 것 같다. 놀랐다"며 "총선이 70일 남았는데 선거제 문제를 못 정했다. 이유는 두 가지 아니냐. 이재명 대표가 비례대표 나오고 싶다는 것. 두 번째, 소위 말하는 이 대표 위주 진영 몫을 나누어 먹기 쉽게 하려는 것. 두 가지 니즈가 충돌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왜 국민이 민주당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정신 차려라"고 일갈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자신이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희숙 전 의원을 언급해 같은 지역구 예비후보의 불만이 나온 것에 대해선 "참고로 난 윤희숙 전 의원과 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며 "국민의힘 대표로서 이번 총선 시대정신에 대해 잘 설명할 임무가 있는 거고, 그걸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앞으로도 생각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분을 공천한다거나 밀어준다는 취지로 말한 건 아니다. 경쟁자들 입장에서 불안과 우려를 말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기기 위한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그런 의견은 충분히 감수하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