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개발사업으로 철거 예정인 주택에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한 것은 법에 어긋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A종합부동산금융사가 B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에게 부과한 2020년 귀속 종부세 6억2000여만원 중 6억여원을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A사는 2019년 8월 경기 용인시 일대 약 5만㎡를 재개발하는 조합과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5월 조합과 사업지 내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용인시장은 같은 해 11월 A사를 사업대행자로 지정했다.
세무당국은 A사가 2020년 귀속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2020년 6월 1일에 신탁재산인 사업지 내 주택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이 주택들의 공시가격을 모두 합산해 산정한 종부세 6억2000여만원과 농어촌특별세 1억2000여만원을 부과했다. A사는 이의신청과 조세심판원 심판청구에서 잇달아 기각 판정을 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종부세 부과 당시 대부분 주택은 이주가 완료된 상태였으며 같은 해 말 모든 주택이 멸실됐다”며 “각 주택은 지방세법상 철거명령을 받았거나 철거 보상계약이 체결된 주택으로 종부세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주택은 재산세 과세기준일이 속한 해당 연도에 철거하기로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서 철거보상계약이 체결된 주택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주택분 재산세를 부과할 수 없으므로, 종부세 과세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가 납부한 재산세 자료를 근거로 종부세 부과 처분을 했더라도 종부세와 재산세는 별개 조세”라며 “이런 사정만으로 원고가 종부세 부과 처분의 효력을 더 이상 다툴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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