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피습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가 낳은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은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삐뚤어졌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배 의원 피습의 책임을 '경찰'에 돌렸다. 그는 "어떻게 이재명 대표가 정치테러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끔찍한 참사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느냐"며 "대낮에 벌어진 야당 대표 피습을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제대로 경각심을 주었다면, 지금과 같은 모방범죄가 반복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해 소극적 수사 태도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국무조정실 산하 대테러센터 또한 대통령이 테러로 규정한 이 대표 사건을 테러방지법 상 테러인지에 대한 결론을 아직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경찰이 축소·왜곡 없이 엄정하게 수사했다면, 정부가 명확히 테러로 결론 내리고 중대범죄로 제대로 조치했다면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막을 수도 있었다"며 "피의자 신상, 당적, 변명문을 감추며 정치 테러범을 싸고도는 통에 이 같은 범죄가 확산하고 있음을 경찰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은 지금이라도 정치 테러범의 신상과 당적, 변명문 등을 공개하고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을 맺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느닷없이 경찰 탓을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으로 "사안을 똑바로 보는 게 어려운가 보다. 통상 본질을 가리고 싶을 때 그렇다"며 "민주당은 이 틈을 비집고 경찰의 소극적 수사 운운하며, 이 추운 겨울에도 치안 유지를 위해 애쓰는 경찰을 흠씬 두들겨 패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배현진 의원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시작해 쾌유를 빌며 끝낸 민주당의 논평 그 어디에도 ‘쾌유’의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며 "차분히 현실을 좀 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역시 "이재명 대표,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수사기관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지만, 수사기관의 역할을 여기까지"라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정치권은 이미 ‘재난의 정쟁화’로 국민들을 분열시킨 원죄를 안고 있다"며 "이번 '테러의 정쟁화'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가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 탓이라는 주장은 또 다른 정쟁의 불씨를 낳을 뿐"이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정쟁화만은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