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신문에서는 ‘대출 갈아타기’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금리가 높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지요. 왜 은행마다 금리가 차이 나는 걸까요? 또 대출받을 때는 어떤 금리를 선택해야 할까요. 당장 대출받을 일은 없는 학생 신분이라 하더라도 대출 금리의 원리는 비문학 지문 출제 가능성이 있으니 알아두면 좋겠지요. 결국엔 평생 알아야 할 핵심 금융 상식이기도 합니다.
대출금리는 이렇게 정해져요
대출금리는 내가 내는 이자를 말해요. 연 5%라면 빌린 돈의 5%를 매년 이자로 내야 한다는 뜻이죠.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릴 때 은행이 그 돈을 모두 금고에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은행도 어디선가 돈을 빌려와서 수수료를 붙인 다음 고객들에게 대출해주죠. 은행이 ‘얼마 뒤에 이만큼 이자 붙여 돌려줄게’라고 약속하는 증표인 채권을 발행하든지, 고객들에게 예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대출을 해줘야 합니다. 그 비용을 감안한 금리가 코픽스라고 해요.코픽스 금리는 정해져 있어요. 매달 15일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는데요. 15일에 대출받는 것과 15일 발표된 금리가 적용되는 16일 대출받을 때 금리가 달라진다는 사실! 코픽스는 8개 은행 데이터를 모아서 정해요. 종류는 4가지가 있어요. 신규취급액, 잔액, 신 잔액, 단기 등입니다. 신규취급액은 은행이 한 달간 새로운 예금 등으로 돈을 모으면서 쓴 금리의 평균 금리입니다. 매달 반영이 빠르겠죠? 잔액은 그동안 돈을 모았던 것의 평균 금리라 변동 폭이 적어요. 그 중간이 신 잔액 기준입니다. 단기는 3개월간의 비용을 감안한 금리에요.
각 은행은 이 코픽스 금리에다가 가산금리를 더해요. 은행이 받는 수수료 격이죠. 얼마의 가산금리를 정할지는 은행의 자율 사항입니다. 1금융권은 적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는 더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하죠. 은행이 대출을 늘리고 싶다 하면 우리 옆 경쟁 은행보다 더 낮은 가산금리를 적용합니다. 대출을 줄이고 싶다면 가산금리를 높이겠죠. 가산만 하면 서운하잖아요. 그래서 우대금리라는 걸 적용해요. 은행에서 이것저것 제시하는 조건을 만족하면 가산금리를 깎아주겠다는 거죠. 신용대출의 경우 가산금리는 개인마다 달라지기도 합니다. 개인의 신용도를 반영하기 때문이죠. 자 정리해볼까요. 코픽스 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대출금리인 겁니다.
어떤 금리가 유리할까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모두 이자를 덜 내고 싶겠죠. 그렇다면 어떤 금리를 선택해야 이자를 덜 낼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어떤 주택을 구매할 때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일명 주담대)을 받는다고 가정해봐요. 우선 어떤 대출 상품이 어떤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지 봐야 해요. 변동금리냐 고정금리나 혼합금리냐죠. 통상 변동금리는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상품이 많아요. 고정금리는 통상 5년간 고정된 금리를 약속하죠. 변동금리는 5년 초과 장기 대출에 적용되곤 하는데 5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식입니다. 많은 고정금리 주담대가 혼합금리를 채택하죠.만일 금리가 오를 전망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올해가 딱 그렇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되죠. 그런 사람들은 5년 고정금리보다는 6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할 겁니다. 은행은 반대로 5년 고정금리를 팔기 위해 5년 고정금리에는 낮은 가산금리를 더하고, 6개월 변동금리에는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하죠. 두 개 모두 매력 있게 보이게끔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 잘 고민해야 하는 이유죠.
금리만 봤다고 다가 아닙니다. 만일 6개월 변동 코픽스 금리를 선택했다면 그중에서도 통상 신규취급액과 신 잔액 중 기준을 골라야 해요. 신규취급액은 시장 금리가 빨리 낮아질 것으로 예상할 때, 신 잔액은 시간이 좀 더 걸려서 금리 변화 반영이 늦었으면 할 때 선택하죠. 또 가산금리는 자주 바뀌는 만큼 은행 간 비교도 필수입니다. 이런 흐름을 이해한다면 수능에 금리와 관련된 문제가 나오더라도 친숙하게 느낄 겁니다.
고윤상 기자
NIE 포인트
1) 대출금리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알아보자.2) 신용등급이 높은데도 금리가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3) 오늘 선택한다면 고정과 변동 금리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