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올 들어 세 건의 공식 일정을 치렀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투자법인 GS퓨처스 방문, 그리고 25일 열린 ‘2024 GS 신사업 공유회’다. 모두 GS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신기술과 그룹 사업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는 점에서 맥락이 같은 행사다. 신사업 공유회는 지난해 8월 이후 다섯 달 만에 열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 회장은 평소 외부 활동이 잦은 편이 아니지만 신사업 부문은 항상 직접 나서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올해는 신기술의 사업화를 앞당기기 위해 연초부터 사장단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허 회장과 GS 계열사 사장단, 신사업 담당 임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올해 GS 신사업 공유회는 오전 9시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마라톤 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그룹 최고경영진이 모여 신사업을 논의하는 자리로, 2022년 9월 시작했다. 올해 행사는 3회째다.
이날 회의에선 △산업바이오 △순환경제 △전기차(EV) 충전 등 GS의 신사업 담당 임원이 영역별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바이오 분야는 GS칼텍스 등 기존 사업 역량과 결합해 신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로 집중 조명됐다. 산업바이오는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제품의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분야를 말한다. 발표가 끝난 뒤 허 회장은 “복잡하고 원대한 계획보다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GS그룹의 3단계 신사업 추진 전략도 제시됐다. GS그룹이 추진하는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사업 확장’과 ‘사업초기 육성’, ‘투자와 탐색’ 등 3단계로 구분함으로써 더욱 체계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허 회장은 회의 마지막에 임원들 앞에서 미국 바이오 벤처의 신기술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오픈AI의 ‘챗GPT’가 불러온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2020년 취임 이후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GS퓨처스(미국 실리콘밸리)와 GS벤처스(국내) 등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주요 투자 분야는 △전기차 충전 △폐플라스틱·배터리 재활용 △산업바이오 등 친환경 사업이다. GS그룹은 연 1회 열었던 신사업 공유회를 올해부터 연 2회 개최하기로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