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시 조정과 단말기통신법 폐지, 실적 전망 하향 등의 악재에도 KT 주가가 올해 들어 2% 하락하는데 그치며 선방하고 있다. 작년 KT가 주주환원 강화를 선언하자 외국인이 3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주가를 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KT는 0.15% 오른 3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2.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6.9% 하락했다. 최근 KT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주가는 비교적 버티고 있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개월 전 3035억원에서 전날 2803억원으로 7.6% 낮아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컨센서스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KT의 4분기 영업이익을 2505억원으로 제시했고 메리츠증권은 2791억원, 신한투자증권은 2712억원을 예상했다.
실적 악화 요인으로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콘텐츠 상각비용 증가,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한 자회사 광고매출 부진, 전반적인 영업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단통법 폐지 추진도 KT 주가를 끌어내릴 요인으로 꼽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하는 모양새다.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을 두는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사 마케팅 비용이 불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통신사 마케팅 경쟁이 단통법 도입 이전처럼 격화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KT 주가가 연초 버티는 이유로 외국인 순매수 행렬을 꼽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이날까지 37거래일 연속 KT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총 172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최근 1년 사이 최장 연속 순매수세다.
KT가 지난해 10월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대대적으로 내놓으면서 배당투자를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0월 KT는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가량을 주주환원에 투입하고, 올 1분기부터는 분기배당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배당수익률이 고배당 종목 대비 높지 않아 향후 실망 매물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KT의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은 6% 수준이다. 반면 현대해상은 8.3%, 기업은행은 8.5% 수준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와 외국인 매수세가 KT 주가를 떠받치고 있지만 향후 실망 매물이 증가할 경우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