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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경제통이 뛴다⑤]민주당 '영입 2호' 이재성 전 NC소프트 전무 "부산을 e스포츠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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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e스포츠의 도시로 만들 겁니다. 부산의 입지 여건을 잘 따진 뒤에 '소프트웨어' 산업을 접목시키는 게 지역 경제 발전의 핵심입니다."

22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을 출마가 예상되는 이재성 전 NC소프트 전무(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부산 경제 부흥을 위해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전무는 민주당 영입 인재 '2호'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부산항 부두 노동자의 막내로 태어난 뒤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이후 포항공대, 고신대 의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등 명문대를 세 군데나 다녔다. 대학 졸업 뒤엔 통신사 한솔PCS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엔 당시 스타트업이던 넷마블로 자리를 옮겼다. 넷마블에서 유료화 요금 설계와 시스템 기획 일을 도왔는데, 역량을 인정받아 입사 1년 만에 임원이 됐다.

NC소프트로 이직한 뒤엔 프로야구 제9구단인 NC다이노스 창단의향서를 KBO에 제출하는 등 창단을 도왔고,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을 맡아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의 부산 개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스타트업 업계에도 힘을 썼는데, 에듀테크 스타트업 퓨처스콜레 이사회 의장, 자율주행 스타트업 새솔테크 대표 등을 맡았다.

스타트업 출신답게 그가 강조하는 건 벤처·스타트업 정책이다. 그는 "지속적 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 두 성장축이 함께 성장해 시너지를 낼 때 가능하다"며 "대기업, 크게 성공한 벤처기업, 초기 투자유치 스타트업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1~2년 간 스타트업 업계는 벤처투자 '혹한기'라는 키워드로 요약됐다. 그만큼 투자 시장엔 한파가 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전무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시장에 '신뢰'를 던져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매년 모태펀드 예산이 줄어들지, 늘어날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것보다 꾸준히 일정 수준이 유지된다는 '메세지'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또 "좋은 기술을 갖고 있으면 '투자 받는다'는 확신을 줘야 우리나라 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줄인 게 혁신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라고 봤다. 그는 "올해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15%, 4조6000억원이나 삭감됐는데, 외환 위기 때도 없었던 일"이라며 "인공지능(AI)의 연구는 70년 전에 시작된 것처럼 혁신적인 기술이 빛을 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대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과학자들의 사기 저하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을 e스포츠 성지로"
이 전 전무가 출마를 앞둔 부산엔 몇 년 새 위기감이 맴돌고 있다. 인구 감소폭이 빨라지더니 '제2 도시' 자리도 인천에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2015년 351만명이던 인구 수는 지난해 329만명까지 줄었다.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2022년 기준 부산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 비중은 21.3%로 광역시 중 가장 높다. 2015년 이후 고령화 속도도 전국 지자체 중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전무는 "부산의 스티브 잡스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잡스처럼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치권에서 가만 보면 일자리나 경제 성장이 문제라는 걸 지적하는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는 없다"며 "기업인 출신으로서 창의적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가 내세운 해결책은 e스포츠다. 바닷가 옆에서 e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게 그가 내세운 밑그림이다. 가덕 신공항이 들어오면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가 전 세계인이 모이는 e스포츠 성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6억5000만 명에 달하는 e스포츠 팬들이 부산을 꼭 가봐야 할 도시로 인식하게끔 만들 것"이라며 "e스포츠 박물관을 짓고 중계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인프라를 갖추면, e스포츠 종주국 부산이 엄청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치매 예방 소프트웨어 사업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부산에 고령층이 많다는 점이 실증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공항이 들어오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사업을 연계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자율주행 메카'를 만들 예정이다. 모두 '소프트웨어'의 힘을 강조한 공약인 셈이다.

부산을 미국 시애틀처럼 만드는 게 목표다. 시애틀은 스타벅스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본사도 이곳에 있다. 이 전 전무는 "시애틀은 과거엔 보잉으로 대표되는 제조업이, 지금은 IT의 아이콘인 아마존이 도시를 이끄는 등 시대에 걸맞는 걸출한 기업들이 브랜드가 됐다"며 "부산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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