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송봉준)는 김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앞서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국토부가 2019년 6월 한국부동산원을 압박해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변동률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관여했다는 판단이다. 김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당시 국토부 실무자는 부동산원에 연락해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 전 주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 변동률 부탁드리면 안 되겠습니까"라며 통계 조작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이다. 취임식 때부터 "집값 급등은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때문"이라고 규정하며 사실상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국토부는 2018년 9·13 대책, 2019년 12·16 대책에 이어 2020년 6·17 대책과 8·4 대책 등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집값 방어에 나섰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집값 상승세는 여전했고, 정부 발표 통계가 실제 집값과 차이가 난다는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장관은 2020년 12월 국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굽겠다"고 발언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장관을 포함해 장하성·김수현 전 대통령정책실장 등에 대한 수사를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