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 4사가 '알짜 매장'으로 꼽히는 김포공항 면세점 주류·담배(DF2) 구역 입찰에 뛰어들었다. 현재 DF2를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매출 보전을 위해 운영권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고,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은 이 자리를 빼앗아와야 하는 상황이다.
1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한 김포공항 DF2 입찰공고에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국내 4개 업체가 모두 제안서를 써냈다.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에 있는 DF2 구역은 주류·담배 등을 파는 공간이다. 총 733.4㎡ 규모로 연 매출이 419억원에 달한다.
현재 DF2의 운영권은 신라면세점이 갖고 있다. 오는 4월 만료된다. 신규 낙찰자는 2030년까지 7년간 운영을 맡는다.
국내 4사가 일제히 DF2 구역을 노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주류·담배가 마진이 높고 수요가 안정적인 품목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임대료도 매출연동형이라 전년 매출이 줄어들면 임대료를 덜 낼 수 있어 부담이 적다. 최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동남아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난 것도 호재다.
특히 롯데면세점에게 이번 DF2 입찰은 중요한 기회다.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5개 구역 입찰 때 국내 4사 중 혼자 탈락해서다. 당시 운영권이 최장 10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이 2030년 이전 국내 면세점 사업을 따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반면 신라면세점은 '알짜 자리'를 수성해야 한다. 아직 면세 업황이 회복되지 않아 이 자리를 빼앗기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제안서 검토를 거쳐 다음주 초 업체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각 사가 제안한 영업요율과 프레젠테이션 등 종합 평가를 거쳐 2개 후보를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한다. 관세청은 다음달 중순께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