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허용 여부를 놓고 고민에 휩싸였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거래를 금지할 수밖에 없다는 금융위원회 의견을 일단 받아들였지만, 투자자의 반발을 마냥 무시할 수 없어서다. 대통령실은 금융위에 “결론을 정해놓지 말고 폭넓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본지 1월 13일자 A1, 2면 참조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을 불러 비트코인 ETF 관련 긴급 현안 보고를 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김 부위원장에게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거래 허용 혹은 금지 정책이 향후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당장 거래를 틀어막았지만 앞으로 계속 이를 금지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인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압박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놓고 서학개미와 증권사들이 불만을 제기한 데 이어 여당 일각을 비롯한 정치권 안팎에서 거래 허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 가상자산 시장으로 급속하게 쏠리면 누가 뒷감당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다만 대통령실이 폭넓은 검토를 지시한 만큼 금융당국 역시 거래 허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서형교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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