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이 재수사하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경찰 수사 발표는 무효"라며 "경찰은 부실 수사,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다시 수사하고 다시 발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니면 국회가 국정조사, 특검 등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며 "경찰이 공식 명칭도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 살인미수 사건이라고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피습 당시 입고 있던 셔츠 사진을 공개하며 "살인 미수범은 이 대표를 살해할 의도를 갖고 체중을 실어 목의 급소를 정확하게 노리고 찔렀다. 이 대표의 와이셔츠 옷깃이 완충 작용을 해서 (이 대표가) 천우신조로 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중대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은 사건 현장에 폴리스 라인도 치지 않았고 이 대표가 구급차에 실려 간 직후 서둘러 물청소로 현장 핏자국을 지웠다. 이거 증거 인멸 아니냐"며 "현장을 급히 물청소하라고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피의자의 당적 공개도 요구했다. 그는 "범인의 당적을 공개하라"며 "경찰에서 당적이 공개되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냐"고 물었다. 이어 "범인의 칼 찌르는 장면을 보면 고도로 훈련된 사람 같다"며 "단독범이라고 하기엔 믿어지지 않는다. 배후가 있는지 없는지 철저하게 수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 내내 경찰 수사를 비난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살인 미수범이 작성했다는 7446자 분량 변명문은 범행의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증거물"이라며 "그런데도 경찰은 전문 공개를 거부하고 일부 내용만 추려 발표했다. 나머지는 알아서 상상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반드시 감춰야 할 내용이 담겨 있어서 도저히 밝히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대한민국의 야당 대표가, 대통령 가장 유력자가 암살당할 뻔했는데, 미수에 그친 자를 공개 못 하냐"며 "왜 그 사람 이름을 얘기하지 못하고, 왜 그 사람이 국민의힘 당적을 4년 내지 5년을 보유하고 태극기 집회를 다니고, 어떤 유튜브를 봤고, 누구에게 경고돼 있고, 누구를 만나왔는지 왜 공개하지 않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여기엔 어떤 권력 카르텔이 있는 것"이라며 "검찰과 논의했다고 하는데 어디까지 어떻게 개입돼 있는지, 대테러센터가 왜 이런 발표를 하게 됐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